비만은 병이다 - 다이어트 약물의 진화와 위고비의 확산
2023년, 전 세계 뉴스와 SNS 피드를 뜨겁게 달군 인물이 있다.
바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다.
그가 몇 개월 사이 눈에 띄게 날씬해진 모습을 공개하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무슨 다이어트를 했나?”라는 궁금증을 가졌다.
머스크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고비(Wegovy)를 맞고 있다."
이 짧은 말 한마디는 곧바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위고비는 다이어트 판도를 바꾼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약물이 어떻게 작용하고, 기존의 약물들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이해하는 것은 비만을 ‘병’으로 인식하고 치료해 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첫걸음이 된다.
1. 다이어트 약물,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비만은 인류 역사 속 오래된 현상이지만, 이를 치료해야 할 ‘의학적 질병’으로 보기 시작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통통한 체형은 부유함과 풍요로움의 상징으로 여겨졌지만, 현대의학은 비만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비만은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닌, 반드시 치료해야 할 질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초기 다이어트 약물은 1930~40년대 등장한 암페타민 계열의 식욕억제제였다.
이 약물은 뇌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했지만, 중독성과 심혈관계 부작용 탓에 제한되거나 퇴출되었다.
이후 1990년대에는 펜플루라민 계열이 주목받았으나, 판막질환과 폐고혈압 같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시장에서 사라졌다.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2000년대 들어서는 보다 안전하고 다양한 작용기전을 가진 치료제들이 등장했다.
특히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의 등장은 비만 치료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점이 되었다.
2. 비만 치료제의 종류와 작용기전
현재 사용되는 비만 치료제는 작용 방식에 따라 대체로 다음과 같은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① 지방 흡수 억제제
- 대표 약물: 올리스타트 (Orlistat)
- 작용 기전: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아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해, 장에서 지방 흡수를 막습니다.
- 특징 및 부작용: 체내 흡수되지 않은 지방이 배출되면서 기름진 변, 복부 불쾌감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② 식욕 억제제
- 대표 약물: 로카세린 (Lorcaserin)
- 작용 기전: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식욕을 줄이며, 포만감을 유도합니다.
- 주의점: 심혈관계 부작용과 중독 가능성으로 인해 장기 사용에 제약이 있습니다.
③ 대사 촉진제
- 대표 약물: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
- 작용 기전: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에너지 소모를 늘리는 방식입니다.
- 특징 및 부작용: 교감신경을 자극해 열 발생을 유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지만, 심장 박동수 증가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④ GLP-1 유사체 계열
- 대표 약물: 삭센다 (Liraglutide), 위고비 (Semaglutide)
- 작용 기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여 포만감을 유도합니다.
- 특징 및 부작용: GLP-1 유사체 계열은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지만, 구토, 설사, 두통 또는 드물게 췌장염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3. 삭센다 vs 위고비 비교
최근 가장 주목받는 약물은 단연 삭센다와 위고비다.
이 두 약물은 모두 GLP-1 유사체로, 기존 약물과 달리 식욕을 억제하고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여 대사 개선과 체중 감량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약물이다.
특히 주 1회 투여만으로도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는 위고비는 많은 이들에게 ‘마법의 주사’로 불리고 있다.
다음 표는 삭센다와 위고비의 주요 차이점을 정리한 것이다.
비교 항목 | 삭센다 (Liraglutide) | 위고비 (Semaglutide) |
---|---|---|
계열 | GLP-1 유사체 | GLP-1 유사체 |
투여 방식 | 매일 1회 피하주사 | 주 1회 피하주사 |
승인 용량 | 최대 3.0mg/일 | 최대 2.4mg/주 |
체중 감량 효과 | 평균 5~8% | 평균 15% 이상 (임상 기준) |
FDA 승인 시기 | 2014년 | 2021년 |
유지 효과 | 낮은 편 (중단 시 요요 가능성 ↑) | 더 강한 유지 효과 |
가격 | 상대적으로 저렴 | 더 고가 |
4. GLP-1 유사체란?
GLP-1(Glucagon-Like Peptide-1)은 우리 몸에 원래 존재하는 호르몬으로, 식사 전후에 자연스럽게 분비되어 인슐린을 자극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GLP-1 유사체는 이러한 작용을 모방하여 만들어진 치료제로, 인체 대사를 인위적으로 자극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식욕을 줄이고 포만감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 약물과 차별화된다.
다만,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GLP-1 분비도 줄어들고 식욕이 다시 증가할 수 있어, 생활습관 변화와 병행하지 않으면 감량 효과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5. 다이어트, 결국은 내 습관과의 싸움이다
이제 비만은 단순한 자기관리 부족이 아니라, 의학적 질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위고비와 같은 혁신적 약물은 체중 감량의 시작을 도와줄 수 있지만, 진짜 변화는 생활습관의 개선에서 비롯된다.
약물을 통해 체중을 감량한 그 시점부터가 진짜 싸움이다.
식습관을 조정하고, 꾸준한 활동량을 유지하며, 요요를 막는 시간은 길고 고단할 수 있다.
GLP-1 계열 약물은 그 변화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불꽃을 계속 이어가는 주체는 결국 나 자신이다.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했다면, 치료와 함께 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올바른 습관을 채워 모두가 건강한 '나'로 살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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