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과 지방도 혈당을 올린다고요? 그 말의 진짜 의미
1. 혈당은 단것만 올린다는 착각
우리는 흔히 "당을 먹으면 혈당이 오른다"는 단순한 공식으로 식단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혈당을 신경 써야 한다고 하면, 일단 단 것을 피하려고 하죠.
케이크, 아이스크림, 설탕 같은 명백한 단맛들 말이에요.
하지만 이 접근은 단편적입니다.
실제로는 단맛이 없는 음식도 혈당을 올릴 수 있고, 당분이 전혀 없어 보여도 혈당을 자극하는 경우가 존재합니다.
2. 단백질과 지방, 그들도 혈당을 움직인다?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사실 하나.
단백질과 지방도 혈당을 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붙습니다.
그들은 탄수화물처럼 빠르게 혈당을 급등시키지 않습니다.
대신 천천히, 때로는 간접적으로 혈당에 영향을 줍니다.
단백질은 우리 몸에서 간을 통해 포도당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이를 포도당신생(gluconeogenesis)이라고 부르는데, 공복 상태나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주로 활성화됩니다.
즉, 단백질을 아주 많이 먹거나, 탄수화물과 함께 과잉섭취하면 결국 간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당을 높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죠.
지방은 직접적으로 혈당을 올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흡수를 지연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탄수화물과 함께 섭취할 경우 혈당이 더 오래, 높게 유지되는 원인이 됩니다.
특히 트랜스지방이나 정제된 기름처럼 인공적으로 가공된 지방은 그 위험이 더 큽니다.
3. 케이크가 위험한 진짜 이유
케이크는 탄수화물(밀가루, 설탕), 지방(버터, 크림), 단백질(달걀)이 모두 섞여 있습니다.
이 조합은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높은 상태를 길게 유지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디저트류는 정제 탄수화물과 포화지방, 설탕이 주성분입니다.
맛있고 부드럽지만, 혈당 조절에는 치명적입니다.
결국 문제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자체가 아닙니다.
각각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진짜 문제는 이들이 어떤 조합으로, 어떤 속도로, 얼마나 자주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4. 혈당 스파이크 vs 지속 고혈당, 어느 쪽이 더 위험할까?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치솟았다가 빠르게 떨어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자주 반복되면 체내 인슐린 분비 시스템에 무리를 주고, 피로감, 공복감, 폭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느리게 오르더라도 혈당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상태는 당화혈색소(HbA1c)를 끌어올리고, 장기적으로 훨씬 더 치명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나쁘냐고 묻는다면, 정답은 없습니다.
둘 다 피해야 할 대상이고, 조절해야 할 중요한 지표입니다.
5. 실천을 위한 식사 순서와 일상 팁
혈당을 덜 올리면서도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원한다면, 식사 순서부터 바꿔야 합니다.
기본 원칙은 이렇습니다:
- 식이섬유 먼저 – 나물, 채소, 김, 해조류
- 단백질과 지방 – 생선, 두부, 계란, 고기
- 탄수화물 마지막 – 밥, 빵, 면, 떡
이 순서대로 먹으면 혈당 상승 속도가 확연히 느려집니다.
여기에 덧붙이면 좋은 실천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밥은 현미나 귀리, 콩 등을 섞어 식이섬유를 늘리기
- 밥부터 한입이 아닌 반찬부터 식사 시작하기
- 식사 중 천천히 씹기 (최소 15회 이상)
- 식후 10분 가볍게 걷기
6. 먹을 게 없다, 그 말은 먹는 법을 몰랐다는 뜻
혈당 얘기를 깊이 들여다보면 처음엔 막막해집니다.
단 것도 안 되고, 밥도 조심해야 하고, 단백질도 무작정 먹으면 안 된다고 하니 먹을 게 없다고 느껴지죠.
하지만 그건 우리가 지금까지 '음식'만 보고 '먹는 방식'은 잘 몰랐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음식 그 자체보다 조합, 순서, 양, 타이밍을 조금만 조정해보세요.
그 자체로 혈당은 훨씬 더 부드럽게 반응하고, 몸도 마음도 덜 지치게 됩니다.
단백질도, 지방도, 탄수화물도 우리 몸에 다 필요한 친구들입니다.
잘 어울리게 먹는 법만 익히면, 먹는 일이 곧 치유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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